캄캄한 밤에 기린 한마리가 어디론가로 사라지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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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꿈, 한 줄 요약
어둠 속으로 기린이 사라지는 광경은 그리운 이를 끝내 붙잡지 못하고 홀로 남겨진 마음의 서러움을 비추는 흉몽으로 읽어 왔습니다.
무엇을 상징하나요?
기린은 예로부터 상서로운 짐승이자 고결하고 귀한 존재로 여겨져 왔으며, 꿈에서는 흔히 마음에 품은 귀한 사람이나 오래도록 지켜 온 소중한 인연을 대신하는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그 기린이 대낮이 아닌 캄캄한 밤길로, 그것도 한 마리 홀로 사라진다는 것은 인연이 끊어지는 자리에 아무런 배웅도 설명도 없었음을 뜻하니, 미련과 회한이 남는 이별로 봅니다. 기린이 뒤를 한 번 돌아보고 갔다면 상대에게도 정이 남아 있어 소식이 아주 끊기지는 않는다고 보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둠에 삼켜지듯 사라졌다면 그리움이 오래 이어지는 형상으로 여겨집니다. 기린의 몸빛이 유난히 희거나 빛났다면 잃어버린 대상이 마음속에서 지나치게 미화되어 있다는 신호로 읽고, 몸집이 작거나 어린 기린이었다면 미처 자라지 못한 채 끝난 관계나 이루지 못한 바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어둠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사라짐은 통제할 수 없는 상실을 상징하니, 지금 겪는 감정은 슬픔보다 무력감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이런 꿈은 아직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마음이 잠 속에서 그 장면을 되풀이하며 이별을 실감하려는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낮 동안 씩씩하게 지내는 사람일수록 밤 꿈이 이렇게 어둡게 나타나는 일이 잦으니, 겉으로 괜찮아 보인다고 해서 마음까지 아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쫓아가려 했으나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붙잡지 못한 스스로를 책망하는 마음이, 그저 서서 바라보기만 했다면 이미 체념이 깊어진 상태가 반영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리움을 억지로 지우려 하기보다 정해진 시간에만 마음껏 떠올리는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하루 십오 분쯤 시간을 정해 두고 그 사람에게 하지 못한 말을 편지 형식으로 적은 뒤 보내지 않고 접어 두면, 감정이 하루 종일 흩어지지 않고 한자리에 모입니다. 밤이 길게 느껴지는 시기이니 해 지기 전 삼십 분이라도 바깥을 걷고, 잠들기 전에는 화면을 멀리하며 몸이 먼저 쉬도록 돌보시기 바랍니다. 혼자 삭이기 버거운 날에는 사정을 아는 한 사람에게 연락해 짧게라도 목소리를 나누시고, 답을 구하기보다 그저 들어 달라고 청하는 편이 마음에 덜 부담이 됩니다.
종합 풀이
잃음을 알리는 어두운 꿈이니 당분간은 허전함과 눈물이 오가는 시기로 보아 무리한 결정이나 성급한 새 인연을 서두르지 않기를 권합니다. 다만 기린이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는 것은 그 존재가 사라졌을 뿐 길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니, 지금의 슬픔을 정직하게 겪어 내는 일이 곧 회복의 걸음이 됩니다. 자신을 돌보고 곁의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는 동안 어둠은 서서히 옅어지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