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을 한 꿈

흉몽

이 꿈, 한 줄 요약

감추어 온 속내와 사정이 남김없이 드러나 남의 눈앞에 놓이는 일을 예고하는 흉몽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무엇을 상징하나요?

글을 짓는 행위는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을 문자라는 고정된 형태로 옮겨 놓는 일이며, 한번 쓰인 글은 지워도 흔적이 남고 남의 손에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옛사람들은 붓을 들어 문장을 이루는 꿈을 두고 마음속 장부를 펼쳐 보이는 것과 같다 하여, 사사로운 일이 공론의 자리에 오르거나 시비를 가리는 자리에 서게 될 조짐으로 보았습니다. 특히 원고지나 시험지처럼 정해진 틀에 맞추어 쓰는 장면이었다면 남이 정한 기준으로 평가받을 일이 다가온다고 보며, 백지 앞에서 붓을 들지 못하고 망설였다면 해명해야 할 일이 생겼으나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 곤란을 겪을 징조로 여깁니다. 반대로 거침없이 술술 써 내려갔다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말과 글이 너무 많이 새어 나가 화를 부를 수 있다고 풀이합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자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어떤 이야기가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낌새를 무의식이 먼저 감지한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글쓰기는 자아를 대상화하는 작업이어서, 이런 꿈은 "타인의 시선에 노출된 나"를 미리 시뮬레이션하며 그 충격을 완충하려는 마음의 준비 과정이기도 합니다. 남이 내 글을 읽거나 붉은 펜으로 고치는 장면이 있었다면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쓴 글을 감추거나 찢는 장면이 있었다면 들키고 싶지 않은 사안이 실제로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시기에는 사소한 질문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자기 사정을 설명하려는 충동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분간은 기록으로 남는 말, 곧 문자메시지·단체 대화방·업무 문서에서 감정적인 표현을 덜어내고,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읽어 보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사적인 사정은 굳이 먼저 꺼내지 말고, 물어오는 사람이 있더라도 사실 관계만 간결히 답한 뒤 화제를 넘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미 드러난 일이 있다면 감추려 애쓰기보다 스스로 정리한 설명을 준비해 두는 편이 낫고, 무엇을 어디까지 말할지 미리 선을 그어 두면 즉흥적인 실언을 줄일 수 있습니다. 털어놓을 곳이 필요하다면 오래 지켜본 한두 사람에게만 한정하고, 나머지는 혼자 쓰는 기록으로 흘려보내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종합 풀이

드러남 자체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어떤 순서와 어떤 말로 드러날지는 아직 스스로 정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봅니다. 부끄러움과 노출의 시기를 지나고 나면 오히려 숨길 것이 줄어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우도 있으니, 지나친 공포보다는 담담한 준비로 맞이하시기를 권합니다. 말과 글을 아끼고 처신을 신중히 하는 동안 파장은 생각보다 짧게 지나갈 것으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