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땅에 곡식을 심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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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꿈, 한 줄 요약
오래 묵혀 둔 척박한 땅에 씨를 뿌리는 장면은, 기다려 온 결실이 마침내 오더라도 그 모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미리 일러 주는 흉몽이라는 것이 전통 해몽의 시각입니다.
무엇을 상징하나요?
묵은 땅이란 여러 해 동안 갈지 않아 흙이 굳고 거름기가 빠진 밭을 이릅니다. 우리 농경 전통에서 땅은 어머니의 태를, 씨앗은 자식의 씨를 뜻해 왔기에, 묵정밭에 곡식을 심는 그림은 자녀를 얻되 그 바탕이 넉넉하지 못함을 암시하는 형상으로 읽어 왔습니다. 옛 해몽서가 이 꿈을 두고 "못생기고 게으른 자식"이라 적은 것도, 씨앗의 잘못이 아니라 심는 자리의 기운이 약한 탓으로 본 사고방식에서 나온 풀이입니다. 다만 세부에 따라 결이 갈립니다. 돌과 잡초를 걷어 내고 흙을 뒤집은 뒤 씨를 뿌렸다면 흉의 기운이 다소 눅는 것으로 보고, 굳은 땅 위에 그대로 흩뿌렸거나 씨가 흙에 묻히지 않고 표면에 남아 있었다면 근심이 더 짙다고 여깁니다. 뿌린 뒤 비가 내렸다면 뜻밖의 도움이 따르는 조짐으로, 땅이 갈라지고 메말라 있었다면 오래 애를 태우는 정황으로 갈라 봅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자녀를 기다리는 마음 한편에 "잘 키울 수 있을까", "때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과 불안이 가라앉아 있을 때 이런 그림이 떠오르곤 합니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묵은 땅은 스스로의 몸과 처지에 대한 자기 평가가 투영된 상(像)이며, 씨앗은 아직 통제할 수 없는 미래의 결과를 뜻합니다. 오래 기다린 사람일수록 기대치가 높아져 결과를 미리 깎아내림으로써 실망을 줄이려는 방어가 작동하는데, 그 방어가 꿈에서 척박한 밭으로 나타난 것으로 여겨집니다. 자녀 문제가 아니더라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큰일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같은 형상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결과를 바꾸려 애쓰기보다 '땅'에 해당하는 조건부터 손보시기 바랍니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과로 줄이기처럼 오늘 당장 손댈 수 있는 생활의 기본을 한두 가지만 정해 석 달쯤 이어 가 보십시오. 배우자와 서로를 탓하는 대화 대신, 무엇이 걱정되는지를 말로 꺼내 놓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지시면 불안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아이가 이미 태어났다면 남과 견주는 잣대를 거두고, 그 아이만의 속도와 기질을 살펴 칭찬거리를 하나씩 찾아 기록해 두시면 관계의 밭이 부드러워집니다.
종합 풀이
근심의 씨앗을 미리 보여 주는 꿈이니 가볍게 넘길 것은 아니되, 정해진 운명을 통보하는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옛사람들도 묵은 밭을 두고 절망하지 않고 이듬해 갈아엎고 거름을 넣어 되살렸듯, 지금의 부족함은 손질할 수 있는 조건에 가깝습니다. 기대를 조금 낮추고 정성을 조금 더 들이는 자세로 임하신다면, 흉의 기운은 시간과 함께 옅어져 가리라 여겨집니다.